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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심리학적 단상

우물 안 개구리(feat. 정신의학계의 진단 논쟁)

by 따뜻한 격려쟁이 2020. 6. 14.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언젠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친구들에게 우울증인지 어떻게 아느냐, 어떤 식으로 진단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야 내가 우울증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는거냐?, 넌 네 내담자가 우울증인지 어떻게 판단해?"

 

 

 

나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

"우울해 보여서"

라고 답했다.

(술자리에서 빵터졌다. 그 날 술자리 '밈'이 될 정도로)

 

 

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설명을 할 수 있다.

 

 

우울증의 진단기준에 맞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과,

상담자의 느낌과 생각으로 이야기하는 것.

 

(니네가 " 다음의 증상 가운데 5개 이상의 증상이 2주 내내 지속되며 이전의 기능 상태와 비교할 때 변화를 보이는 경우 증상 가운 ..." 이딴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을 꺼 아니냐...나는 억울하다아아!)

 

 


 

아 물론, 우리나라에서 진단은 의사만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어느 정도 범주화하기 위해 '진단'을 생각하고 상담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진단'과 관련한 여러 논의는 추후 다시 말해보겠다.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사실 '진단'과 같은 범주화 논쟁이 아니다.

 

술자리 이후에도 따로 연락이 오는 등 우울증의 진단에 대해 관심 있어하는 친구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위해서 공부를 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모르는 것이 더 많아져서이다.

 

 

 

처음, '어떤 사람이 우울증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에서 촉발된 화두는

 

진단의 문제로 넘어갔고, 이 진단의 문제는

현 DSM의 문제로 넘어갔다.

DSM의 비판은 예전 읽었던 낸시 맥윌리암스의 '정신분석적 진단'을 다시 보게 만들었고,

임상 바이블 중 하나인 '마음의 증상과 징후'를 잡게 했다.

그러다가 보니 DSM을 비판한 크리스토퍼 레인의 '만들어진 우울증'이 손에 이끌렸으며,

'만들어진 우울증'을 보다 보니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로젠한 실험'을 찾아봤다. 

또 지식백과 항목을 흥미롭게 읽으면서 클릭 클릭을 했고, 앨런 프랜시스의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역사를 알고 싶다 보니, '정신의학의 탄생'이라고 이제까지의 논쟁들을 자세하게 소개한 책을 발견했다.

 


이거 완전 나무위키 클릭 클릭하는 그거 아닌가 싶다. 뭐라 표현 하드라...

자동차 클릭했는데, 넘어가면서 한 시간 뒤 지렁이의 구성 성분을 보게 되는 그런 현상

 

 


 

그런데, 이거 재밌다. 공부가 재밌다!!!

그리고 막 아 이런 공부를 대학원생 때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 그렇다.

 

이렇게 지식이 쌓이면서 내가 더 전문가다운 전문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냥 느낀 점들을 굳이 이렇게 글로 적음으로써, 나의 문장력이 5년 뒤에는 더 나아진 모습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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