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심리전문가의 심리상담 연구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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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만들고 고치는 걸 좋아해요. 공부부터 시켜야 할까요?
택배가 오면 아이가 기다리는 건 내용물보다 상자입니다. 오늘은 빈 상자를 펼쳐 두꺼운 종이를 접고, 집게도 꽂고 있습니다. 책을 세워 보려는 모양인데 자꾸 뒤로 넘어갑니다.부모는 한참을 보다가 말합니다. “그런 거 그만하고 책 좀 읽어.”아이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하겠습니다. 지금 책 세울 걸 만들고 있었거든요.손으로 만들고 고치는 시간도 배움으로 인정해 주세요. 아이는 어디를 바꾸면 좋을지 생각하고, 직접 해 본 뒤 자기 생각대로 되는지 확인합니다. 책을 읽고 문제를 푸는 시간과 함께, 이렇게 만지고 고쳐 볼 시간도 남겨 주세요.곁에서 볼 것은 완성품의 모양만이 아닙니다. 안 되던 것을 되게 하려고 아이가 무엇을 바꾸는지 봅시다. 비뚤어진 책받침에도 그동안 해 본 일이 남아 있습니다.넘어지는 받침에서 배..
202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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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부터 등록하기 전에, 아이가 골라 보는 경험 차림표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체험 프로그램을 찾아봅니다. 도예, 코딩, 목공, 과학 실험. 좋은 것은 참 많은데, 달력에 넣어 보니 주말이 먼저 없어집니다.아직 아이가 고른 것은 하나도 없는데요.성격이 다른 활동 몇 가지를 가볍게 보여 주고, 아이가 하나를 골라 해 보게 해 주세요. 처음에는 집과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이면 충분합니다. 좋아하는지는 직접 해 본 아이가 결정하고요.이렇게 고를 거리를 마련하는 것이 ‘경험 차림표’입니다. 오늘 모든 활동을 끝낼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다시 해 보고 싶은 일을 만났다면, 거기서 좀 더 놀아도 좋습니다.이번 주에는 세 가지 정도면 어떨까요?손으로 만들어 보기, 궁금한 것을 살펴보기, 이야기를 지어 보기. 아이가 서로 다른 재미를 만나도록 집과 동..
20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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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유튜브만 좋아하는 아이, 그 안에서 무엇을 하나요?
“뭘 좋아하냐고요? 게임이요. 유튜브요.”아이는 바로 대답했는데, 부모는 다시 묻고 싶습니다. “그거 말고.”흥미를 존중해 주고 싶어도 화면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모습은 걱정스럽지요. 그렇다고 오래 붙잡고 있는 것만 보고 게임이나 영상 쪽에 재능이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게임·유튜브라는 이름보다, 아이가 그 안에서 무엇을 즐기는지 살펴보세요. 그 안에는 이야기, 그림, 규칙,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어디에 마음이 가는지는 아이마다 다르지요.영상을 계속 넘겨 보는 때와 같은 장면을 돌려 보며 방법을 알아내는 때도 다를 수 있습니다. 직접 그림을 만들거나 친구에게 전략을 설명하는 일도 있고요. 그중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행동을 알아보면, 다음에 어떤 경험을 권할지 조금 더 구..
202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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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데 재능은 없어 보일 때, 계속하게 해도 될까요?
아이가 노래를 부릅니다. 시작은 맞았는데, 후렴쯤 오니 반주보다 한참 앞서갑니다. 본인은 아주 신났고요.들어 주는 부모 마음은 조금 복잡합니다.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계속하게 해 줘도 될까. 나중에 실망이 더 커지는 건 아닐까. 지금 다른 걸 찾아 주는 편이 낫지 않을까.아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지금 서툴러도 배워 볼 시간을 주세요. 저는 지금의 결과로 재능을 판정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쪽을 권합니다.흥미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관한 이야기이고, 현재 실력은 지금 얼마나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노래를 자꾸 부르고 싶은 마음과 박자를 잘 맞추는 능력은 아직 다를 수 있지요.좋아서 다시 불러 보고, 어려운 곳을 조금 배워 보고, 어느 날 전보다 편하게 부..
20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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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게 없어요.” 아직 못 찾은 걸까요, 지친 걸까요?
“주말에 뭐 하고 싶어?”“몰라. 아무거나.”아무거나가 제일 어렵습니다. 공원에 가자니 싫고, 만들기를 하자니 귀찮고, 집에 있으면 심심하다고 하지요.다른 집 아이는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운다는데, 우리 아이는 좋아하는 게 뭔지 통 알 수가 없습니다. 뭘 더 시켜 봐야 할까요?해 본 일이 적다면 작은 경험을 권하고, 못할까 봐 피한다면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먼저 느끼게 해 주세요. 같은 “모르겠어”여도 필요한 도움은 다릅니다. 그날은 그냥 쉬고 싶은 걸 수도 있고요.저는 좋아하는 일을 바로 말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흥미가 없는 아이라는 결론을 서두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직 해 보지 못한 일도 있고, 다시 해 볼 마음이 들려면 시간이 필요한 일도 있으니까요.해 본 적이 없으면 고르기도 어렵지요“만드..
2026.11.03
천천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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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은 타고난 거라면, 바꿀 수가 없는 건가요?
"기질이 타고난 것이라면,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다는 뜻인가요?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요?"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질문일 것입니다.오늘은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해보겠습니다.기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기질은 바뀌지 않습니다.경계심이 높은 아이는 어른이 되어도낯선 상황에서 신중하게 판단하는 성향이 남습니다.모험심이 강한 아이는 새로움에 더 쉽게 끌립니다.동료의존도가 높은 아이는 관계에서 에너지를 채웁니다.이것은 연령이 달라진다고 해서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습니다.하지만 그것이 이 이야기의 끝이 아닙니다.기질 위에 성격이 쌓입니다.그리고 성격은 경험과 관계 속에서 만들어집니다.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그 공간에 있습니다...
202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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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똑똑해도 시험 시간이 부족한 이유?(처리속도(PSI))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아이가 분명히 아는 내용인데도 시험만 보면 시간이 부족해서 다 못 풀었다고 속상해하는 일 말이에요. 알림장이나 공책 필기를 보면 유독 느리고 삐뚤빼뚤해서 "조금만 더 신경 쓰지 그랬어"하고 잔소리를 하게 되고요.숙제 하나를 시작하면 세월아 네월아, 끝낼 생각을 안 해서 결국 언성이 높아지는 저녁 시간. 이럴 때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가 '게으르다'거나 '성의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하지만 이런 어려움이 아이의 성격이나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처리속도(PSI)'라는 인지적인 특성 때문일 수 있습니다. 조금 다르게 표현해보겠습니다. 처리속도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힘입니다.우리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기본적인 속도, 인지적인 과제를 수행하는 기초 체력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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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
사람들은 누구나 우울감과 무력감, 무망감 등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는 상황, 순간에 그런 기분을 느낍니다. 친구와 생각 없이 수다 떨다가, 단체 카톡방의 여러 소식들을 보고, 생각 없이 클릭한 글을 읽다가 우리는 순간적으로 자신을 남과 비교하게 됩니다. 심리학적으로 표현하자면 '무의식적으로, 자동적으로' 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어쨌든 이런 비교는 자신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지독히도 자세하고 상세하게 찾아 머릿속에서 길게 적게 만들고, 그 날 밝은 날씨 덕에 좋았던 기분을 무참히 뭉게 버리게 합니다. 그들보다 가진 것이 적다고 느낄 때 그들보다 이뤄낸 것이 없다고 느낄 때 무엇보다 이러한 것들을 앞으로도 가질 수 없고, 이뤄낼 수 없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희..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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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질 자체가 육아에 안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원래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아이는 하루 종일 저를 찾아요.""저는 계획하고 조용히 사는 게 편한데,아이는 예측 불가에 에너지가 넘쳐요.""제 기질 자체가 육아랑 안 맞는 것 같아요."이 질문을 보내주신 분이 한 분이 아닙니다.다른 표현이었지만, 담긴 마음은 같았습니다."나는 이 아이에게 맞지 않는 부모인 걸까."먼저 한 가지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이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이미 좋은 부모라는 증거입니다.육아에 맞는 기질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다만 자신의 기질을 아는 부모와모르는 부모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기질이 육아에 안 맞는다"는 느낌, 어디서 오는 걸까요?이 느낌은 대부분 두 가지에서 옵니다.하나는 아이와의 기질 불일치입니다.조용함을 원하는 부모에게 넘치는 아이,자유..
20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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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말했는데... 우리 아이가 자꾸 잊어버리는 진짜 이유(작업기억 능력(WMI) 부족)
"내 말 듣고 있니?" "방금 알려줬잖아, 왜 또 물어봐?" "정신 좀 차려!" 혹시 아이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하고 계시나요?여러 번 알려줘도 금방 잊어버리고, 심부름을 시키면 한두 가지는 꼭 빼먹는 아이. 수업 시간에 멍하게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죠.그럴 때마다 부모님 마음은 답답하고 속이 터집니다.'우리 아이가 일부러 그러나?', '집중력이 부족한가?', '혹시 산만한 건 아닐까?' 온갖 걱정이 밀려옵니다. 그런데 만약, 이 모든 것이 아이의 태도 문제가 아니라 머릿속 메모장이 유독 작아서 생기는 일이라면 어떨까요?학습의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 '작업기억'심리학에서는 이 머릿속 메모장을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라고 부릅니다.작업기억은 단순히 무언가를 잠깐 기억하는 능력(단기기억)을..
202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