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심리학 일반

상담자의 조언은 "옳은가?", "틀린가?" (feat. 현실역동상담 / 장성숙)

by 따뜻한 격려쟁이 2020. 6. 10.

나는 흔히 '장칼'이라고 불리는 장석숙 선생님을 좋아한다. 그래서 출간하신 모든 책을 사서 보았고, 운영하시는 블로그도 자주 들어가서 본다.

 

 

 

https://blog.naver.com/changss0312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 네이버 블로그

교수와 상담자로 활동하며 틈틈이 적은 글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연 방입니다.

blog.naver.com

 

(운영하시는 블로그 / 퇴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신다)

 

 

 

 

 


그러나 검색을 하면 잘 나오지 않는다. 물론 임/상담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적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분이 업계에서 지닌 유명도(?)를 생각했을 때는 조금 의아하다.

이유를 생각해 봤을 때, 이 분이 주창하는 상담 이론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이론의 특성상 젊은 상담사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그래서 한국에는 이런 상담도 있다는 것을 소개하기 위해 이 글을 적는다.


이 분이 주창하는 상담 이론은 '현실역동상담'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담이론(정신분석, 인간 중심, 인지행동 등)은 서양에서 만들어졌고, 그에 따라 한국 현실에는 맞지 않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한국인에 맞는 상담을 해야 한다

 



는 제안이 현실역동상담의 골자다.

 

 

한국인에 맞는 상담을 주창한 현실역동상담

 



서양은 '나'를 강조하지만, 한국은 '우리'를 강조하는 등 개인(독립성 중시) vs 집단(관계 중시)이라는 문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론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두 가지가 있는데, 1) 상담의 현재화2) 상담자의 어른 역할이다.

상담의 현재화는 '지금-여기'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이론들과 비슷한 반면, 상담자의 어른 역할에서 다른 이론과 차별점 및 사람들의 호불호가 생긴다.

구체적으로,
상담자의 어른 역할은 '어른'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따끔하게 야단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다른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반영해주면서 상담을 이끌어가는데 여기서 상담자의 조언은 상당히 제한된다.
반면, 현실역동이론에서는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야단도 친다.

이것에 대해서는 예시를 들어주는 게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내담자는 대인관계가 매우 미숙한 남자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어머니는 사업에만 열중하는 남편에게 충족되지 않는 마음을 아들의 교육에 쏟았다.

나중에 이혼을 하게 되고, 아들은 공부를 잘하게 되었지만, 공부 빼고는 모두 미숙하고 위축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현실역동이론에서는 이렇게 조언을 하는 것이다.


"뭘 그리 어렵게 생각해?

아버지와 교류가 적었던 연유로 남자답게 처신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면, 그 해결의 실마리를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지!

바로 옆에 있는 아버지와 대화를 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은가!"


 


이제까지 상담을 공부했던 사람들이라면, 여기서 뜨악하게 된다.

공부했던 상담 이론 중 어떤 것도 이러한 조언, 야단 등을 하라고 했던 이론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수련 중일 때 내담자에게 조언했다가 슈퍼바이저에게 이런 야단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렇게 조언을 하면, 나중에는 상담자의 자율성이 깨져서 강하게 의존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현실역동상담과 대치되는 것이다.

 



나는 이 이론을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대로 하기 어렵다.

다음 2가지는 내가 생각한 이 이론에 대한 비판 점이다.

1. 상담자에게 초월적인 역량을 요구한다.

역량이 없는 상담자는 현실역동상담 대로 조언하다가 자칫 잘못하다가는 내담자에게 엄청난 상처를 줄 수 있다.

공감하며 마음을 해소시키려 상담에 왔는데, 되려 역량이 부족한 상담자를 만나면 말도 안 되는 상처 받고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상담자 변인을 중요시 여기는 만큼, 상담자에게 바깥세상도 잘 알고, 자신의 내면도 잘 다스리고, 지혜도 풍부한 어떤 초월적인 역량을 요구한다.

 

 


2. 젊은 상담자는 하기 어렵다.

이 이론은 우리 문화에서 관계, 어른, 나이 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젊은 상담자가 나이 든 내담자에게 조언하는 것이 우리 문화에서는 하기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은 와 닿는다.
상담자로 일하며, 이상적인 상담자의 모습을 그려준다.


난 여전히 미숙한 상담자지만, 저런 상담자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