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잘 내기 위해 필요한 능력? (feat.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트라우마/바빗 로스차일드)

우리는 매일매일 여러 감정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며 톰킨스가 말한 인간의 9가지 기본 감정(호기심, 기쁨, 놀람, 두려움, 괴로움, 화, 혐오, 역겨움, 수치심)을 느끼고, 이러한 감정에서 파생된 여러 2차 감정을 경험합니다.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데요,

이번 글에서는 사람들과 분노를 예로 들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분노는 잘못 표현했을 때 사람들과의 관계를 손쉽게 악화시키고, 자기 비난을 통해 자존감을 낮추는 등 여러 감정 중에서도 특히 중요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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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아주 교묘한 방식으로 비꼬는 말을 들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너 못 본 사이 왤케 건강해졌어. 아주 자~알 생겨졌다야

 

 

 

뭔가 기분은 묘한데, 이를 알 수 없을 수 있습니다.

칭찬인지, 비꼬는 것인지, 화를 내야 하는지, 고맙다고 해야 하는지 등 혼란해하다가 나중에서야 그 말이 비꼬는 말인지 깨닫습니다. 뒤늦게 지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깨닫는 거죠. 깨닫기 전까지 당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불만이 가득한 채로 짜증을 부리고, 틱틱대며 투덜대고, 묘한 방식으로 남을 기분 나쁘게 했을 것입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당신에게 기분이 상했겠죠.

 

 

이렇듯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 

2020/06/21 - [심리학/심리학 일반] - 정신병 진단 받고 오히려 안도하는 이유?

정신병 진단 받고 오히려 안도하는 이유?

 

무엇인가를 아는 것은 통제감을 부여합니다.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야, 그 감정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가능한 한 빨라야 합니다. 빨리 인식해야 실수하지 않고 적응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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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은, 아주 어린 시절 초기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집니다.

아기들은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아기가 길을 걷다 넘어졌을 때, 엄마를 쳐다보며 잠시 동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잠시 동안 아기는 자신이 울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엄마에게 허락을 구하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 넘어졌구나. 아프지 OO아"라고 말했을 때, 

비로소 아이는 울게 됩니다. 자신이 넘어지고 아픈 것이 타당하다는 것을 엄마를 통해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감정의 타당화"라고 하는데요.

어떤 감정을 느꼈을 때 이러한 타당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나아가 그 감정 자체를 부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낸시 맥윌리암스는 감정에 대한 양육자의 잘못 4가지를 뽑습니다.

 

1) 아이의 기분을 무시함

2) 부정적으로 기분을 명명함(예, 무표정으로 있으니 "좌절하고 있구나")

3) 어떤 기분을 느꼈다고 처벌함(예, "울기만 해!")

4) 기분에 대해 잘못된 귀인을 함(예, "넌 그 아이를 싫어하는 게 아니야, 사실은 좋아하는 거야")

 

즉, 이렇게 성장한 자녀는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적절한 이름으로 부르지 못합니다.

 

우리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감정을 정확하게 언어화함으로써, 이상적으로는 감정의 가치치기, 즉 여러 기분 상태를 섬세하게 명명하고 변별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집니다.

 

 

 

 

 

지금 분노를 잘 못 느끼겠나요?

분명 어린 시절이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그러나 그 경험이 현재의 당신과 미래의 당신을 지배할 필요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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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인식하는 연습을 해봅시다.

 

어려운 게 아니에요. 평상시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살펴보는 것이 그 첫 번째예요.

신체 감각과 감정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명상법 중 바디스캔 명상법은 자신의 신체 감각을 통해 감정을 느끼게 도와주죠.

 

2020/06/11 - [심리학/격려의 심리학] - 바디스캔 명상을 해봐요 (전문가 / 일반인)

바디스캔 명상을 해봐요 (전문가 / 일반인)

이런 바디스캔 명상이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차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바디스캔 명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서,

아주 간단하게 감정을 알아차리는 방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바디스캔 명상법의 간단 버전이랄까요.

 

 

호흡에 주목해 보세요. 얼마나 깊게 하고 있는지 급히 뛰는지

심장 박동을 재어보세요. 심장에 손을 얹거나 손목에 손가락을 대고

당신의 자세가 어떤지 살펴보세요. 어깨가 올라갔는지, 긴장되었는지 이완되었는지

내장의 감각에 주목해보세요. 복부가 팽만한 지, 속이 더부룩한지 등등

 

화가 나 있다면, 호흡은 가쁠 것이며,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자세는 긴장되어 있고 특정 근육에 힘이 들어가 있을 겁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신체 감각의 주의를 기울여보면서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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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발전은 연습과 경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몇십 년 동안이나 모르고 살았는데, 갑자기 변화하지 않아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사람이 그렇고요. 

어떤 순간에 확 변화하지 않아요.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변화해 나갑시다.